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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풍이 분 현장에서 정신적 충격을 받으며 뒤를 물러섰으나, 곧 긴 장삼을 휘날리며 불타오르는 마을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갔다. 느닷없는 행동이라면 느닷없는 행동이었으나, 막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자신은 고사하고,

남궁형제 그 누구도 유소저의 행동을 제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유소저를 중심으로 기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무림내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신비로운 내력이었다.

그러나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마음을 편안하게 했고, 따뜻하게 했다. 그리고 유소저의 입에서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옥구슬이 은쟁반에 굴러가는 소리. 처음 이런 소리를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 웃기는 소리라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자신의 실책이었다. 지금의 이 노랫소리는 그로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다. 정 비교를 하자면

천상의 선녀들과 비교를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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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노래였다. 가사만을 놓고 보면 죽은 자를 위로하는 노래였다. 그러나 듣고 있는 자신까지 숙연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만에 하나 자신의 은인이 아니었다면, 그 신비한 내력에 의해 구함을 받지 않았다면, 남궁세가와 관련이

없었다면, 죽은 자를 위해 슬퍼하며 눈물을 흘리는 그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사술(邪術)이라고 소리칠 뻔 했다.

그러나 슬픈 표정으로 죽은 자를 위해 눈물을 흘리는 그 모습을 보자 절대 그럴리 없다는 마음이 가슴깊이 새겨졌다.

노래가 끝나자 마을 안을 감돌던 위화감이 사라졌다. 더불어 살행의 기운이 사라졌다. 주변에 불타오르는 집과 널려 있는

시체들만 아니라면 이곳에서 살인이 일어났다고는 생각지 못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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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라운 것은 남궁상욱의 행동이었다. 노래를 마친 유소저에게 다가가더니 그녀를 가슴에 안았다. 그가 누구인가.

무림의 얼음공자 빙옥소검왕(氷玉小劍王) 남궁상욱이 아닌가. 그 누구에게도 미소를 비롯한 감정을 보인 적이 없는

얼음 공자가 바로 남궁상욱이다. 특히 여인에게 있어서는 그 차가움이 배가 되기로 유명했다. 자신도 이와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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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전동룸알바 이 걸렸던가. 그리고 그의 어색한 미소를 본적도 몇 번 되지 않았거늘. 물론 친분관계를 깊이 하면서

그의 그런 행동이 감정표현이 서툴기에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의 행동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 만일 지금 이곳에서 본 일을 동도들에게 말한다 해도 그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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