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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걸로 끝.”

“푸엑?!”

윌터는 괴상한 소리를 내면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윌터의 성격. 그것은 한가

지에만 집중하다보면 주변의 상황이 보이지 않게 되는, 일견 단순한 성격이다.

“이제 정리하고 물 뜨러 가자고.”

“자, 잠깐! 하, 한 수만 더…!”

“부모 자식간에도 두 번째는 없는 법이야.”

“크윽…!”

윌터는 이를 악물고는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나의 주특기는

비숍의 기습성과 브룩의 돌진성을 이용한 다중 공격형이라서 하나에만 신경 쓰면

다른 하나가 막히기 마련이다.

게다가 윌터는 가끔 킹의 존재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탈이다. 나이트

를 쓰는 솜씨는 일취월장하는데, 기사가 왕을 내버려두고 전장에서만 뛰어다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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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용일까?

이런 부분을 말해주고 싶지만, 그건 스스로 깨닫고 고쳐야 하는 문제다. 남이 이

야기해야 알아듣지도 못하지.

나는 체스판을 정리한 다음 나무 물통을 들었다. 윌터는 아직도 팔짱을 끼고서

조금 전의 게임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이봐, 우린 할 일이 있다고.

“윌.”

“어? 으, 응. 알았어. 갈게. 가면 되잖아.”

“아니, 다른 게 아니고….”

“뭔데?”

나는 대수롭지 않게 뒤돌아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그런 수엔 아란도 걸리지 않을 거야.”

“뭐, 하긴 그렇…! 세이르!”

“푸하하핫! 자, 가자고! 해지겠다!”

나는 그게 웃으면서 앞으로 달려 나갔고, 뒤에서 윌터가 물통을 들고 득달같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그렇게 한참 장난을 치며 물을 뜨기 위해 계곡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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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으로 향했다.

주단 협곡의 몇 군데에는 협곡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다. 아마도 관도를

만든 다우센 사람들이 배려를 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이 길의 공통점은 모두 물

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이다.

협곡의 길이는 우리와 같은 마차로 된 일행이 지날 경우 사흘을 가야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서, 그 전에 물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으면 하늘의 도움을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곳이다.

그러니 협곡의 여러 곳에 물을 기를 수 있게끔 협곡을 올라갈 수 있는 지그재그

모양의 통로를 만들어둔 것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통로는 거인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인데, 거인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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