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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아 보이는 미심쩍은 물건들이 나타나긴 했어. 출발한 해안가에.”

희망은 산산조각 났다.

여기는 지구가 아니었다. 이 세계의 모양이 둥글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니 내가

여기에서 백아탑으로 가기 위해서는 내가 있는 대륙인 ‘센웨슬’을 직선돌파해서

바다를 하나 건너 동쪽 대륙인 ‘에슬란딜’을 다시 가로질러야 한다는 것이다. 아

무리 봐도, 적게 잡아도 몇 년은 걸릴 거리다.

난 고개를 저었다. 벤타일리칸은 세계 반대편에서도 알고 있는 유명하고 위대한

대마법사다. 평소에 그런 모습이 보이지는 않았지만, 매는 그 날카로운 발톱을 숨

긴다고 하지 않는가? 그 사람이라면 나를 금방 마법으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그럴 것이다.

하지만 만약, 그의 마법으로도 날 찾을 수 없다면?

나는 벤타일리칸이 지나가듯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다. 탐지마법으로 찾지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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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다고 지나가듯 말했던 그 부분을.

나는 하나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 지금까지 얻었던 생각의 재료들을 천천히 나열

했다.

여기 사람들의 눈에, 나는 에슬란딜의 민족처럼 보이는 모습이다. 겉보기는 일단

그렇게 보이지만, 나는 이계인이다.

이곳의 마법이 잘 통하지 않는, 차원의 불청객이다.

벤타일리칸과 파토란트는 내 손가락에 난 바늘에 찔린 상처도 치료하지 못했다.

이 모든 것을 여러 각도로 종합해본 나는 불길하지만, 거의 십중팔구 맞아 떨어

질 결론을 낼 수가 있었다.

<그는 날 찾을 수 없다.>

“이런… 빌어먹을…!”

난 이렇게 이 세계에 떨어져 버린 것이다. 한 대마법사의 호기심으로, 나의 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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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이 만든 실수로 이 세계에서 내가 살던 곳으로 날 돌려보내줄 유일한 사람과 세

계 반대편에 떨어져 버린 것이다.

난 돌아갈 수 없다.

내가 살던 곳, 나의 가족, 나의 친구를 다시 볼 수 없다. 밤마다 하늘에서는 두

개의 달을 봐야 하고, 눈 돌리면 이상한 종족들이 있는 곳에서, 날 거부하는 세계

를 속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세계에서 무작정 살아가야 한다….

안 돼! 이럴 수는 없어! 아무리 내가 적당주의에 마음 내키는 대로 사는 평범한

바보라고 해도, 이걸 받아들일 수는 없어! 내 삶, 내가 살아온 삶은 모두 저쪽에

있단 말이야! 사는 것도, 죽는 것도 모두 저쪽에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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