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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 겪을 수 있는 그런 종류는 아니니, 윌터씨는 부디 신중을 기하시길. 그럼

이것으로 회의를 종료합니다.”

“감사합니다. 대족장님.”

윌터는 깊이 고개를 숙였다.

아르사하는 이미 한 일행이 된 이상 일정 자체를 함께 해야 한다고 했다. 급한

사정으로 길을 재촉해야 할 마당에 개인의 요청을 순순히 들어준다니, 고맙기 그

지없는 일이다. 윌터의 친구로서 아르사하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든다.

아르사하의 방 안에 있던 나와 윌터, 짐바추는 일어나서 아르사하에게 인사를 하

고는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그 때 아르사하가 날 불러 세웠다.

“세이르. 잠시 할 이야기가 있어요.”

“예? 아…. 알겠습니다.”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고, 그녀는 다른 이들이 나가길 기다리다 문이 닫히고서

마차의 바깥문이 닫히는 소리까지 들은 뒤에야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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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

“예?”

“윌터씨의 일인데요, 아무래도 흑룡과 관계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으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군요.”

아르사하는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녀의 생각이 조금 비약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지금 때와 공간의 배경을 보자면 흑룡과 관계가 아예 없다고 섣불리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어쩌면 완전히 관련이 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관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부정

하긴 어렵다.

“갑작스레 든 생각이지만… 전 이런 생각이 들어요.”

“어쩐 생각이십니까?”

“어쩌면 저희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수수께끼 중에서 하나를 풀 수가 있을 거라

고 생각해요. 근거가 없고 추측인 생각이지만…. 음… 잠시 이걸 보실래요?”

아르사하는 탁자 밑에서 둘둘 말린 가죽 뭉치를 꺼내서는 탁자위에 올려 펼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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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했다. 나는 찻잔을 옮기면서 그녀를 거들었고, 이내 여러 도형이 선으로 연결

되어 있는 모습이 그려진 가죽이 탁자의 반을 덮게 되었다.

“이건 뭡니까?”

“점을 볼 때 쓰는 거예요. 점피(占皮)라고 부르는데, 주술적인 처리가 되어 있어

서 적중률이 높지요.”

“이걸로 점을 보신 겁니까?”

“네. 이렇게요.”

그녀는 점피에 말려져 있던 주머니를 들어올렸다.

그 속에서는 자잘한 것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는데, 그녀는 그것을 거꾸로 뒤집

어 점피 위로 주르륵 부었다. 그러자 알 수 없는 문자 비슷한 도형이 그려진 하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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