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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한층 더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세이르. 전 이만 가보겠어요.”

“예에….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주기말에 있을 공연에 꼭 와주세요.”

“물론이죠. 반드시 가겠습니다.”

아르사하는 서글픈 표정 위로 힘겹게 미소를 들어 올리고는 이내 발걸음을 서둘

러 자리를 떠났다.

그녀가 멀어지자 내 앞의 셋과 다른 모르는 사람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그

들은 모두 감탄이나 안도, 놀람 같은 감정을 얼굴에 띄워두고 있었다.

대체 왜들 그러는 거야?

“후아… 역시 대족장님이야….”

“그러게. 그 엄청난 위압감은… 하아. 세상에.”

“세이르. 넌 어떻게 그렇게 평범하게 있을 수 있는 거냐? 넌 그녀에게서 아무것

도 느끼지 못한 거냐?”

난 기릭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느낌? 무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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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느껴지는 게 있으신가요?”

“우아! 세상에… 너처럼 둔한 녀석은 처음 본다! 넌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단 말

이야? 대족장이 내뿜는 위압감을?”

“…예?”

위압감? 그게 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윌터와 살라인을 보면 분명이 그들이 뭔가 느낀 건 확실하다.

이 주변에 있던 모르는 사람들도 순식간에 무릎을 꿇으며 예의를 차린 것을 보면

확실한데… 뭐가 느껴졌다는 거지?

맨 처음 아무것도 모르고 그녀를 만났을 때 내가 그녀에게 느낀 것이라면 귀찮다

는 감정과 대단하다는 것 정도다. 그 외에 위압감 같은 건 솜털만치도 느껴지지

않았는걸?

“세이르. 너 뭔가 이상하다. 난 그 사람 앞에서 제대로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압도되었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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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난 말도 제대로 못 꺼낼 정도였다고. 근데 넌 괜찮아?”

윌터와 살라인도 날 이상한 사람 취급하기 시작했다. 나는 한숨을 푸욱 내쉬고는

팔짱을 끼고 말했다.

“대체 뭣 때문인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엎드린 사람들이 더 이상하게 보여. 그

리고 기릭. 대체 무슨 위압감을 느꼈다는 겁니까?”

“마주보기 힘들 정도로 강한 위압감이었어. 저절로 무릎을 꿇게 만드는 경외감도

함께 했지. 그녀는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거룩한 존재였단 말이다. 근데 그걸

느끼지 못했다는 거야? 나는 지금 영광스런 순간을 접해서 아직도 심장 세 개가

전부 벌떡거리는데?”

“나도. 좌우 심장 모두 거칠게 뛰고 있어. 정말 평생에 다시없을 기회를 만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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