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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이다보니 거인족들의 좌석은 그리 많은 숫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대체적으로
좁더라도 감안하겠다는 듯이 약간 비좁은 느낌으로 앉아있었다.
앉은 자리나 앉은 모습, 겉 생김새는 달라도 그들 모두의 느낌은 하나로 통일되
어 있는 듯하다. 그들 모두 신력강림무를 본다는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이 자리에
온 것이니까.
땡땡땡땡땡.
“아, 이제 시작한다.”
“쵸용히 해.(조용히 해.)”
힐가스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마치 마법처럼 홀 전체의 분위기를 지배했다. 모든
사람들이 모두 잡담을 멈추고는 종소리와 함께 막이 올라가는 무대를 보기 시작했
던 것이다.
붉고 두꺼운 천이 올라가면서 밝은 대리석이 깔린 바닥이 드러나고 있었다. 그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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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무대 앞에 움푹하게 내려간 공간에서 웅장한 북소리가 터져 나왔다.
쿵! 쿵! 쿵! 쿵!
마치 심장을 지배하는 것 같은 진동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긴장감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막이 올라간 무대에는 하얗고
하늘하늘한 천을 입고 차분하게 앉아있는 한 명의 사람이 있었다.
“헉…!”
“허억!”
“이런….”
비명과도 같은 신음과 감탄, 억압된 숨소리가 홀을 지배했다. 홀 안의 공기가 그
대로 굳어버린 것 같았다.
아르사하 레비디안 아르포오유.
그녀는 단지 그 존재만으로 이 홀을 지배하고 있었다.
이전에 의류상점에 본 것처럼, 나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그녀를 보자마자 딱딱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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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굳어서는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하늘 아래 누가 있어… 정녕 이리 위대하단 말인가….”
기릭의 신음과도 같은 목소리는 이 모든 관중의 심정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모두는 정녕 위대한 사람을 눈앞에 둔, 거룩함을 직면하는 자의 모습이었다. 감
탄사도, 어떠한 말도 허용되지 않을 것 같은 경건함으로 그들은 아르사하를, 에슬
란딜의 대족장을, 신력강림무의 복원자를 대하고 있었다.
그것은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느낌이었다.
모두가 느끼지만 나는 느낄 수 없다.
내가 이계에서 온 자라서 그런 것일까?
쿵! 쿵! 쿵! 타악!
딱딱한 것이 부딪히는 격타음과 함께 아르사하는 천천히 일어났다.
하얗고 소매가 넉넉한 상의가 스르륵 일어나며 몇 개의 천을 교차해 덮은 하의가
밑으로 살짝 물결쳤다. 하의는 무릎까지만 내려오는 길이라서 활동하기는 편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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