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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르? 일행분들을 제게 소개시켜 주시지 않겠어요?”

“예? 아, 예. 그러지요.”

윌터와 살라인, 기릭이 다가오는 것 보다는 내가 그쪽으로 가는 편이 더 빠를 것

같아서 나는 성큼성큼 그쪽으로 걸어갔다.

생각해 보면 조금 전까지 그녀와 내가 옷을 고르고는 계산을 할 때, 직원이 꽤나

주눅 들어 있었다. 난 그 사람이 신참 직원이라서 긴장했기에 그런가 보다 싶어서

넘어갔는데, 지금 저들을 보니 그와 거의 같은 모습이었다.

대체 왜들 이러는 걸까? 내가 갑자기 무서워지기라도 한 거야?

아니면 아르사하가?

“윌, 살라인. 괜찮아? 기릭도 괜찮아요?”

“으, 응 괘, 괜찮….”

“세…이르. 저 사람은 누구…지?”

“아는… 사람이야?”

살라인은 말로만 괜찮다고 말하고 있었다. 윌터는 뭔가 잔뜩 참는 듯한 표정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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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기릭은 어떻게든 정신을 똑바로 차리려는 모습이었다.

거 왠지 다들 무진장 무서운 거라도 보는 표정이로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아르사하를 소개했다.

“이쪽은 아르사하 레비디안 아르포오유. 에슬란딜의 대족장님이시면서, 초대권을

주신 분… 인데…?”

나는 고개를 갸웃했다. 에슬란딜의 대족장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내 눈 앞의 셋

은 물론이고, 내 말이 들리는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무릎을 꿇거나 허리를 숙이면

서 예를 갖추기 시작한 것이다.

에? 왜들 이러지? 설마 이것이 정식 예의였단 말이야?

아르사하는 나의 소개를 받고는 차분하게 한 걸음 앞으로 나와서는 자신을 소개

했다.

“만나서 반가워요. 세이르의 친구분들. 아르사하라고 합니다. 어울리지 않는 지

위를 가진 소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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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윌터입니다.”

“살라인…이에요.”

“기릭 아르난만프입니다.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윌터와 살라인, 기릭은 모두 한쪽 아니면 양쪽 무릎을 모두 꿇은 채로 고개를 깊

이 숙였고, 아르사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순식간에 바뀐 분위기에 나만 적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심각하게 고민하는 도

중, 아르사하는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을 본 나는 순간 깜짝 놀랐다.

어쩐지 모를 슬픔과 허무를 담고 있는 짙은 청색의 눈동자는 무언가를 토로하고

있었다.

무엇을? 왜?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저 눈동자에 슬픔과 허무를 담게 하는가? 평

소에 보이지 않던 갑작스러운 감정이 눈 속에 떠오르는 것은 어째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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