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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가 죽었으리라는 생각.

그 뒤에 든 생각은… 내가 살아있다는 생각.

어떤 것이 진실인지, 그것은 알 수가 없었다. 사후세계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를

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있다 해도 믿을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지금 나의 얼굴이나 팔, 다리가 느끼고 있는 딱딱함은 살아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각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눈을 뜬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도 불확실 하다. 눈을 뜬 것 같으나 눈

앞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소리만이 주변을 울릴 뿐이었다.

“으으…?”

미약한 목소리가 주변에서 울렸다.

귀가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이곳이 잘못된 것일까?

난 먼저 바른 자세로 앉았다.

눈이 보이지 않거나, 지금 이곳에는 빛도 한 점 들어오고 있지 않다는 가능성 둘

중에 하나가 정답이겠는데, 난 지금 눈을 깜빡거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는 빛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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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새어들어 오지 않는 공간에 앉아있다는 것이다.

“아르사하? 여기 있습니까?”

난 아르사하를 찾아보았다. 딱딱한 바닥을 만져보면, 이곳은 눈 속이 아니라 돌

로 된 바닥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내가 여기 있다면, 그녀도 이곳에 있을 가능성

이 너무나 높다.

그러나 내 목소리는 이 주변을 울릴 뿐이었다. 아마도 내가 있는 곳은 상당히 좁

은 곳일 것 같다.

그렇다면… 동굴인가?

눈사태에 짓눌리기 전에,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난 무척이

나 화가 나있어서 그것을 토해낼 뿐, 눈사태에 대항해 뭔가 할 생각도 들지 않았

었다.

그런 내가 이곳에서 정신이 들었다면, 그것은 아르사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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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어디 있지?

“아르사하? 아르사하!”

아르사하…. 아르사하….

나의 목소리가 저 앞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동굴의 깊이가 그다

지 깊지 않다는 뜻이건만, 그녀의 응답을 들리지 않았다.

아, 제길! 뭐가 보여야지!

나는 신경질적인 태도로 내 배낭을 더듬거렸다. 어차피 여러 번 잡아보고 매어본

배낭이었다. 굳이 보이지 않아도 대강의 모양만 잡을 수 있으면 어디에 뭐가 있는

지는 훤하다.
잠시 후에 나는 내가 원하던 걸 찾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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