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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이대로 노리개가 되어 죽을 수는 없어!

“세이르! 저기!”

그녀는 왼손을 들어 앞쪽을 가리켰다. 꼬부라진 길 저 앞쪽에 있는 새까만 그림

자가 눈에 들어왔다.

저것은… 동굴?

“저곳까지만 가면 되요!”

“그, 그렇군요!”

저곳이 곰 굴이라든가 다른 짐승 혹은 괴수가 사는 굴이 아니라면, 저곳은 우리

에게 좋은 피난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반대편 절벽에서 시끄러운 소리들이 들려오고 있었다. 아마 저들도 우리가 어디

로 가려는지 감을 잡았나본지 다급한 목소리들이 오가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화살은 계속 날아와서,

씨잉! 타악! 쉬익! 파악!

벽에 부딪히거나 눈 속에 박히거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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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까지는 대략 30미터 정도 남아 있었다. 중간에 길이 움푹 들어간 지형만 조

심스럽게 건너면 바로 뛰어들 수 있을 것 같았다.

“먼저 갈게요!”

“예!”

중간에 폭 1미터로 이루어진 20미터 정도의 길이 제일 위험한 곳이다. 눈도 쌓일

대로 쌓였는데, 발 디딜 곳도 그렇게 많지 않다. 잘못하면 떨어질 위험이 크다.

날아오는 화살에 맞는 것도 위험하지만, 빗나간 화살에 놀라 떨어지는 것도 사양

이다.

아르사하가 먼저 벽에 배를 바짝 붙이고는 옆걸음으로 지나갔다. 나 역시 그녀가

찍은 발자국을 따라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그 사이 화살 몇 발이 더 날아왔지만, 그녀와 내가 맞는 일은 없었다. 근사치로

쏘고 있긴 하지만, 바람이 너무 강해서 어지간한 명궁이 아니고서는 움직이는 물

체를 맞춘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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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문득, 사격이 멈추었다.

“뭐지…?”

나는 조심스레 몸을 돌려보았다. 절벽의 돌출부를 붙잡고 시선을 돌려 추적자들

이 있는 곳을 살폈다. 그들은 한데 모여서 뭔가를 회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세이르? 뭐하세요?”

“예? 아, 아닙니다.”

나는 자세를 돌려서 절벽의 옆을 쓸어가며 천천히 나아갔다. 시선은 발밑과 추적

자들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조금 위태롭긴 해도, 저들이 뭔가를 한다면 그것을

금방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르사하가 거의 끝까지 도착 하고, 내가 한 3/4쯤 전진 했을 때, 한데 뭉쳐있던

그들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다섯 명은 뒤로 가고, 나머지 한 사람이 앞에 나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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