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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제가 쓰러지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죠? 아란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나는 이 질문을 하고서는 의문과 후회를 동시에 느꼈는데, 질문을 받은 그녀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찡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질문을 철회할 수도 없

는지라, 나는 침착하게 마음을 가다듬으며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

그녀는 말했다.

“기억 안 나세요?”

“아니, 저… 윌과 대족장님이 절 말렸다는 건 기억납니다만….”

“왜 말렸는지는 기억 안 나세요?”

“…그렇습니다.”

부끄럽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나는 자신의 일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술 먹은 뒤 필름이 끊긴다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할 것도 같군.

뭔가 상당히 죄스럽기도 한데, 영문을 모르겠단 말이야.

아르사하는 작게 한숨을 쉬고는 문 밖을 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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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추. 야영지는 멀었나요?”

“곧 도착합니다. 대족장님.”

“알겠어요. 세이르. 있다가 도착하면 해결하도록 하죠. 그 전에… 기억하지 못하

는 걸 알려드려야겠군요.”

해결? 뭘 해결해야 한다는 거야?

나의 의문이 채 해결되기 전에, 아르사하는 내가 쓰러지기 전에 아란을 만나 무

슨 일을 했는지 자세하게 말해주었다.

“…정말입니까?”

“사실이에요.”

아르사하의 말을 간추리자면, 나는 아란을 보며 불같이 화를 내었고, 아란이 날

죽일 목적으로 마법을 사용했지만, 나에게 마법이 통하지가 않았단다.

그 뒤 내가 아란을 쓰러뜨리고는 단검으로 찔러 죽이려 했다는 내용을 듣고서는

난 쓰러지기 전의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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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던 것도 같은데 말이야.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 아르사하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정말로

내가 그렇게 격렬하게 사람을 살해하려 했다는 게 기억이 안 난다.

이런 종류는 오히려 기억을 똑똑하게 해야 정상 아닌가?

나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그랬다보다 싶었다. 아무도 죽지 않았다니까 이쯤에서

신경을 끄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내가 저질렀다는 사건에 대해서 대충 마음속에서 매듭을 지었을 때, 아르

사하가 나에게 말했다.

“그런데 세이르. 이번엔 제가 좀 여쭤 봐도 될까요?”

“예. 말씀하세요.”

“저 가죽하고 뼈는 어떻게 된 거예요? 아무리 봐도 저건 최소 5갸론은 넘을 것

같은 멧돼지의 어금니 같은데요? 그것도 세 쌍이나.”

5갸론이라면 2.5톤이다. 1갸론이 500Kg 정도를 말하니까, 대충 내가 예상한 수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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