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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터는 그렇게 말하고는 서둘러 길을 내려갔고, 나도 얼른 길을 재촉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말을 타고서 달려오고 있다. 단순히 생각하자면 계곡을 전속

력으로 지나가려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윌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

는 모양이었다.

물통을 끌어안고 서둘러 길을 재촉해 내려갔을 때 쯤, 길 건너편에 보이는 일행

의 모습이 상당히 부산했다. 저쪽에도 요수족의 사람들이 있으니 윌터가 들었다던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비단 요수족뿐만 아니다. 계곡을 진동하는 말발굽 소리가 내게도 서서히 들려오

고 있었다.

두드드드드…!

우리가 왔던 길을 따라 어떤 사람들이 오고 있는 모양이었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면서 반대쪽에서 오는 사람들이나, 우리가 지나쳐간 사람, 우리를 지나쳐 간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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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들을 많이 봤기에 이것 역시 그런 종류일까 싶었지만, 그렇게 생각하기에는 윌

터의 표정이 너무나 심각했다.

“그르르르….”

윌터의 얼굴 털은 모두 곤두섰지만 전신의 털은 착 가라앉았다. 그렇게 목을 울

리는 소리를 내던 윌터는 얼른 일행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나 역시 허둥대며 그

를 따라가기가 바빴다.

“윌? 왜 그러는데? 그냥 여행자라고 생각 할 수 있잖아?”

“크르르…. 그렇게 생각되지가 않아.”

인간보다 오감과 육감이 뛰어나게 발달한 요수족들은 전부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

었다. 그러던 도중 대부족의 요수족들 중, 두 명의 사람들이 날아올랐다.

요취족(妖鷲族)과 요연족(妖燕族)의 사람들이었다.

수리와 제비의 모습을 한 두 사람이 날개를 치며 날아올라서는 공중에서 누가 오

는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그러던 순간, 윌터의 예감이 들어맞았다.

“화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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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외쳤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중으로 날아오른 두 사람을 향해 몇 발의 화살이

쏘아졌다. 그렇지만 그것은 두 사람을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들이 날개

를 살짝 움직이자 화살은 그냥 두 사람의 밑을 지나갈 뿐이었다.

요취족의 사람은 길게 울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습격이다-!”

일행의 행동은 더욱 부산해졌다. 그렇지만 보통 생각할 수 있는 당황이나 당혹에

서 나오는 그런 부산함이 아닌, 절도 있고 체계적인 부산함이었다.

“채찍 꺼내! 활! 이쪽엔 활을!”

“소검과 대검을 나눠요! 주술사와 마법사는 뒤쪽으로! 마부는 각자 말을 책임지

고 돌보세요!”

주술사와 아르사하는 득달같이 명령을 내렸고, 사람들은 각자의 마차로 돌아가서

는 무기들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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