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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을 거라는 소리였다. 간단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거나 마음을 평안하게 하는 정도

가 허용 범위라는 식이다.

나는 박하인지 장미인지 모를 향이 나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마법으로 조종당한다든지, 마법에 의해서 내가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의

무감을 거세당할 가능성은 없는 것이다. 이걸로 일단 안심할 수 있겠군. 그런데…

어째서 그게 안 되는 거지?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거죠?”

벤타일리칸은 풍성한 수염을 쓸어내렸다. 그는 신중하게 생각하는 표정으로 수염

을 한참 쓸어내리다가 이윽고 입을 열었다.

“역시 자네가 이계인이기 때문이겠지.”

“어르신. 마법을 모르는 저라도 그런 말을 할 수는 있습니다.”

“허허허. 일단 들어보게나. 자네는 이곳의 공기와 느낌이 매우 싫다고 했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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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 원수의 집안에 들어와 느끼는 거부감의 수십 배 정도 되는 느낌이 든다고 했

었지?”

“아직도 느끼고 있습니다.”

내가 간신히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할 수 있는 것도 이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마

법 덕분이었다.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본능적인 감각이 온 몸을 지배하고 있는

데, 정작 문제는 내가 있을 곳이 없다는데 있다. 아무리 찾아봐도 내가 있을 곳은

없다는 결론은 나를 미칠 것 같이 만든다.

무겁고 두려워서 참을 수가 없다.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곳에 외로이 떨어져서 적

의만을 받는 나의 심정을 아는 사람이 대체 얼마나 될까? 벤타일리칸은 나의 표정

을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내 생각에, 자네는 자네가 살던 곳에서도 평범한 인물이었을 걸세.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말게. 자네의 능력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마법이나 성력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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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없다는 뜻에서의 평범함일세.”

예. 그렇습니다. 사실 말하자면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예 없다고 알고 있

습니다.”

“이런. 그것 참 섭섭하군. 다른 세계의 마법에 대하여 심도 있는 논의를 해보고

있었는데…. 아무튼, 그런 평범한 자네가 갑작스럽게 차원이동을 하게 된다면,

당연히 자넨 차원의 반발력에 부딪히게 되네. 혹시 자네 여기 오기 전에 도망치

고 있었지 않나?”

나는 흠칫 놀랐다. 분명 그 보라색 원에서 미친 듯이 도망가려고 했다. 근데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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