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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정말로 안전한 거 맞지요?”
단풍나무씨는 줄기 중앙의 길쭉한 옹이를 움직이며 말했다.
“물론이지. 그러니 편히 쉬게나. 인간 소년.”
“편히 잘 수 있겠군요. 저기 옹달샘에 있는 물은 마셔도 되나요?”
“물론. 안심하고 마시게.”
단풍나무씨의 뿌리가 둘러쳐진 30미터 정도의 원 안에는 맑은 물이 솟아나는 옹
달샘이 있었다. 나는 수통을 들고서 옹달샘으로 다가가 천천히 물을 담았다. 그
동안 단풍나무씨는 가지를 흔들며 느긋하고 중후한 어조로 말을 했다.
“그 옹달샘을 파는데 한 5년이 걸렸지. 땅을 파는 건 어렵지 않지만, 수맥을 끌
어오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거든. 그래도 덕분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곳
에서 하루 묵어가며 이야기를 나누게 되긴 했지. 음음. 다행이야. 아, 거기 물맛
은 어떤가?”
“맑고 시원한데요? 아주 좋아요.”
“그렇지? 내가 워낙에 신경 써서 파낸 샘이라네. 그건 그렇고, 이제부터는 숙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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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물 값을 좀 받아야겠네.”
“숙박비와 물 값이요?”
나는 수통에 물을 채우고는 수건에 물을 적셔 얼굴을 닦으며 단풍나무씨의 얼굴-
이라고 추정되는 부위-앞으로 가서 주저앉았다.
숙박비라니, 설마하니 동전이나 보석을 줄기 밑에 묻으라는 건 아니겠지?
그는 끼익 거리면서 줄기와 가지를 움직이고는 말했다.
“혹시 술 가진 거 있는가? 있으면 줄기 밑에 좀 부어주게나. 없다면 이야기도 괜
찮지. 요즘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나 좀 해봅세.”
술이라면 일행의 마차에 많았지만, 지금 나에겐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이 세
계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것도 없으니 숙박비를 지불하는 데는 애로사항이 생기
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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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없고… 무슨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술이 없다는데 단풍나무씨는 매우 허전한 인상을 주는 표정을 그렸다. 더불어서
보는 사람도 미안해지는 표정이군. 없는 술을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이야기라
도 하는 편이 좋겠지.
자아, 짧은 니아런 생활이지만, 무슨 이야기를 해드릴까요?
“먼저 자네 출신에 대해 묻도록 하지. 어디서 왔나?”
“센초에서 출발했습니다.”
“오오, 센초 말인가? 중앙공원이 상당히 잘 되어 있는 곳이지. 가 보았겠지? 큰
호수를 둘러싼 산책로가 있는 공원 말이야.”
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 보다 뿐인가? 거의 한 달 동안 아침마다 출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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