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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눈가로 떨어지는 흙을 거칠게 뿌리치며 내 생각에 부정적이라는 판결을 내

렸다. 갑작스러운 방법으로, 비겁한 술수로 나를 죽이려고 든 녀석이지만 이전까

지의 행동을 볼 때 치밀했으면 치밀했지, 멍청한 아이는 아니다.

얼마나 치밀했는가 하면, 나는 그 꼬마의 비겁한 살의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는 것이다. 아란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인양 행동했지, 나를 미워한다든가

하는 모습을 꼬투리도 내비치지 않았다.

치밀하게 숨겨진 살의는 기회를 틈타서 순식간에 모습을 드러내었고, 실행에 옮

기게 했다.

이것은 아란의 행동이 충동적인 것이 아닌, 계획적이라는 말이다. 이렇게 치밀한

녀석이라면, 분명 순순히 나를 수색하게 두지는 않을 것이다.

절벽에서 밀어 떨어뜨린다는 계획은 분명 죽음에 이르게 할 수는 있겠지만, 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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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르는 것보다도 살해달성 가능성이 낮다. 지금 내 상태처럼 살아날 가능성을 염

두에 둔다면, 그 다음 행동을 취할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아란은 어떤 술수를 부려서 일행을 어떻게든 예정시간에 출발시키

게 만들 것이다. 그것도 나의 부재에 대해 어떤 의혹도 제기하지 못하게 만들어서

자신의 범행사실을 은폐할 수 있는 고도의 술수를.

어린아이가 저지를 일 치고는 스케일이 좀 크지만, 이미 치밀한 살해계획을 세웠

다는 걸 보면, 아란을 단순한 어린아이로 봐서는 안 될 것이다. 보통 치밀한 녀석

이 아니다.

이렇게 거북이가 기어가는 것과 맞먹을 정도의 속도로 절벽을 기어 올라가면, 일

행의 야영지에는 하얀 재만 남은 모닥불 자국 밖에 없을 것이라는 데 힐가스가 준

은장식물을 걸겠어. 누구 배팅할 사람 없나? 오케이. 없으면 내가 이겼군.

…농담을 해도 전혀 즐겁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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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서… 죽을 수는 없어!”

나는 나의 각오를 곱씹으며, 아란을 몇 곱절 더 씹으면서 느리지만 확실하게 절

벽을 기어 올라갔다.

아란! 네 마음대로 죽어주진 않아!

예상이 들어맞았다는 점에서, 난 나의 은장식물을 지킬 수 있었다. 내기 상대가

없었다는 건전한 태클에 대해선 무시하도록 하자.

내 예상대로, 야영지에는 하얀 재만 남은 모닥불 자국과 말발굽 자국, 마차 바퀴

자국 외엔 남은 것이 없었다. 정말로 뒷마무리가 깔끔한 사람들이라니까.

나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주변을 뒤지기 시작했고, 곧 내가 원하는 걸 찾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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