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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진 날인가?

아르사하는 평소라면 한 문장으로 끝냈을 말에 사족을 달고 있었다. 그것도 한

두 번이면 족하겠지만, 매 지적마다 사족을 달고 있었다.

잘못 지적도 여러 번 계속되면 잘못한 사람일지라도 화를 내는 법이다.

그래도 나는 지금까지 상당한 실수를 해왔기에 차마 면목이 없어서 반론을 하지

않고 묵묵히 춤동작을 행하고 있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없던 면목이 생기는 것

같았다. 그녀가 뒤에 붙이는 꼬리말이 점점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팔로 곡선 그리는 게 그렇게 어려워요? 귀 막혔어요?”

“맙소사. 아예 춤을 새로 만드시네요. 뭐하세요?”

“대립되는 동작은 한 무간에 넣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렇게 몸상하고 싶어요?”

“다리를 좀 더 들어요. 허수아비에요?”

“허리 각도가 틀렸어요. 사람 말 좀 들어요. 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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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차라리 말을 말죠.”

열 번째의 무간을 끝내고서 열한 번째의 무간으로 돌입할 때, 나의 인내심은 슬

슬 바닥나고 있었다. 대략 서른에서 마흔 개의 동작을 했는데, 그 동안 반수 이상

저런 소리를 듣고서 더 이상 견딜 수 없다.

아니, 평소에도 그랬다면 말을 하지 않는다. 아무리 내가 바보 같은 실수를 해도

너그럽게 정정해주던 그 여유는 대체 어디 간 거야? 게다가 뒤에 달리는 꼬리말은

왜 그렇게 신경을 거슬리는 것 밖에 없는데? 대체 왜 오늘따라 내가 이렇게 무시

당해야 하는 거야? 누가 그 이유 알아?

“팔 방향이 또 반대잖아요. 머리가 있으면 기억을 좀 해요.”

대략 열두 번째 무간에서 중간쯤 되었을 때, 그녀의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를 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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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그대로 동작 하나를 끝내고는 춤을 멈추었

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하며 나에게 말했다.

“왜 멈추는 거죠? 그렇게 힘들어요? 평소에 반 밖에 안 되는데?”

“그렇긴 한데, 평소에 두 배쯤 되는 그 말들은 대체 뭡니까?”

“늘 하던 말이잖아요? 갑자기 왜 그러세요?”

“제가 할 말입니다. 아니, 갑자기 왜 그렇게 사람 머리끝까지 화를 불러일으키시

는 겁니까?”

늘 하던 말이었으면 말을 안 하지. 나는 약간 거칠어진 호흡을 정리하면서,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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