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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의 발명품들은 모두 ‘자신의 모자란 점을 보충’하거나 ‘어떠한 일을 좀

더 편리’하게 만드는 것,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이다.

지구에서 지성을 가진 종족은 인간뿐이다. 인간의 존재만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은 도처에 널려있다. 그것을 위해 도구가 있고, 발명품이 있으며, 과학이라는

발전의 형태가 있다.

단지 하나의 종족뿐이니까. 천부적으로 씌워진 제약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들

뿐이니까 할 수 있는 일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 발명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니아런은 틀리다.

이곳의 다양한 종족들은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

자신이 뭔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위한 발명품을 만드는 대신 다른 종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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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불러 일을 부탁하거나 의뢰하는 편이 더 낫다.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집어오기 위해서 사다리를 놓기 보다도 거인족 친구를 부

르는 편이 더 낫고, 물속 깊은 곳을 보기 위해 잠수함을 만드는 것보다도 유정족

의 수류 사람에게 부탁하는 게 더 쉽다.

인간뿐만 아니다. 다른 종족들 역시 그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위해 발명품을

개발하기 보다는 그 일을 할 수 있는 종족들에게 부탁하면 된다. 그래서 여기 사

람들은 대체적으로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부탁에 귀를 잘 기울이는 편이다. 그리고

최대한 서로 친하게 지내려고 한다.

‘왜’ 발전을 하지 않는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것을 깨달은 직후, 난 니아런에 대한 일종의 경외를 가지게 되었다. 비록 내가

다른 차원의 사람이라서 날 밀어내려고 했지만, 이 대륙의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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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것이다.

“세이르?”

“응? 아, 윌. 왜?”

“뭘 그렇게 생각해? 가끔가다 보는 거지만, 너 되게 심각하게 고민하더라?”

“맞아. 식사하다가도 그렇고, 이렇게 걷다가도 그렇고. 무슨 고민이라도 있어?”

두 늑대 커플은 괜찮냐는 표정으로 날 바라보았다. 나는 피식 웃으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이럴 때는 평소에 하던 거짓 변명을 해야겠지.

“아니. 단지… 도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는구나 싶어서.””오우, 세이르.

센초는 그리 큰 도시가 아니야. 넌 가보지 못했겠지만, 남제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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