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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워낙에 적당주의였던 나는 뭐든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더군. 지금 와서
생각하면 결국 나는 어영부영 놀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어. 재능을 개척한다든
지 개발한다든지 하는 근사한 명분을 가지고 열심히 놀고 있었던 것 같아.
돌아간다면… 귀환한다면 나에게 주어진 일부터 최선을 다하겠어. 그러다보면,
최선을 다하다보면 나의 재능을 깨달을 수 있을 거야. 재능이라는 것은 최선을 다
하는 도중에 툭툭 튀어나오는 거니까.
그래서 니아런에서의 1년 남짓한 생활은 내가 돌아가서 최선을 다할 수 있게끔
나 자신을 다잡는 그런 기간으로 정했다. 이를테면 일종의 수행이라고 생각하는
거지. 많이 고생하다보면 그 속에서 얻는 것이 또 있을지도 몰라.
이곳에서의 하루하루 생활은 나에겐 신기한 경험의 연속이라서 지금은 살아가는
것 자체가 너무나 즐겁다. 적극적으로 배우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려 하지 않으면
죽음밖에 없기 때문에 난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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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나의 제일 목표가 생존이니까.
“어머? 세이르? 왜 지금 들어오는 거야? 윌터는?”
“감독이 시켜서 장작패기를 했거든. 내 업무는 이걸로 끝이야. 직원들 저녁밥에
1인분… 아니, 2인분 추가해둬. 윌터는… 설거지 중이겠지?”
살라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일이 흔한가본지 그녀는 쉽게 납득하는 표정이
었다. 그러다가 그녀는 나의 주문에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2인분? 배 많이 고프구나?”
“몇 시간동안 줄곧 장작패기만 했거든. 씻고 쉬어야겠어. 아궁이에 불 넣었어?
아니면 온천 개방됐어?”
“온천이 열렸어. 간만에 깨끗하고 안전한 물이 나온다고 칼사스 씨가 좋아하시더
라. 앞으로 3일 정도는 개방해도 괜찮다고 하셨어.”
“그거 좋은 소식이군. 그럼 난 올라가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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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아, 빨래 똑바로 바구니에 담는 거 잊지 마!”
살라인의 퍽이나 살림꾼스러운 말에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직원들
이 식당 일에 전념할 수 있게끔 숙소 직원들은 식당 직원들의 빨래나 방청소등을
해준다. 빨래 같은 경우에는 옷을 벗어서 방의 번호가 적인 바구니에 넣으면 그걸
수거해서 빨아다가 방에 가져다주는 식이다.
헌데 이런 간단한 작업에도 살라인이 저렇게 강조를 하는 이유는 식당 직원들,
특히 남직원들이 땀에 전 옷을 아무렇게나 구석에 던져서 썩혀버리는 일이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땀에 전 옷은 각종 벌레와 곰팡이가 맛있게도 얌냠 먹어 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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