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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그리 열광하는 편이 아니다.

그러나 이곳 니아런은 초자연적 행위가 현실로 나타나기 때문에 그러한 전설이나

민담에 더욱 열광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영웅의 이름이나 그들의 업적이 고이고이

내려와서는 이렇게 일상적인 대화에도 끼어들곤 하는 것이다.

나는 이 세계의 사람들이 누구나 알고 있는 전설이나 민담에 빗댄 표현을 할 때

마다 애매모호한 공감밖엔 느끼지 못한다. 대체 어느 영웅이 어디서 뭘 했는지 내

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사람들 딴에는 대단한 표현이라고 사용하고 있는데, 다른

세계의 사람인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말 투성이다.

아아, 정말이지 이럴 때마다 나는 이야기가 통하는 곳으로 가고 싶은 향수를 느

낀다니까. 평소에 하던 이야기가 통하는 세계라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겪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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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할 거야.

뭔가 아는 이야기가 있어야 끼어들던지 말든지 하지, 저 사람들 어린 시절부터

축적되어왔을 영웅담이나 전설에는 영 자신이 없어.

“그 여자아이가 생긴 게 너무 예뻐서 영주님이 초청했는데 거절했데. 사람들 하

는 말로는 짙은 군청색 머리에 평소에는 흰 치마 옷에 부족의 문양을 수놓은 숄

을 감고 다닌다나 봐. 그… 뭐였더라? 산과 태양과 용이 그려진 문양이래.”

…잠깐, 지금 뭐라고 했어?

나는 고개를 돌려서 살라인을 보았다. 짙은 군청색 머리? 산과 태양과 용이 그려

진 문양이 수놓인 숄이라고? 나는 오늘 점심 무렵에 나의 도끼질을 도와주고 홀연

히 사라진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녀를 떠올렸다.

“저기, 살라인? 혹시 그 숄 분홍색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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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에… 맞아! 분홍색이야! 어? 너 어떻게 알아?”

“혹시… 나보다 손가락 하나 길이 정도 작은 키 아냐? 짙은 갈색 눈동자에….”

“맞아! 너도 봤니?”

나는 어설프게 고개를 끄덕였다. 봤다 뿐이냐? 거의 완전히 무시하기도 했고, 도

끼질도 배웠는데? 허허, 그 소녀가 에슬란딜의 대족장이라고? 그 민족 공동체에

제발 평안이 찾아들기를 바란다. 알고 보니 나 엄청난 유명인사와 만난 거잖아?

살라인은 나에게서 주의를 돌려서 다시 이야기를 했다. 유명한 사람이다 보니 나

도 봤을 거라는 생각을 하는지 더 이상 묻진 않았다. 그래서 나도 계속 식사에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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