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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정말로 끈기가 있어야 한다. 몸은 쉽게 지치기 때문에 그만큼 정신을 쉬

이 만족하게 만든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이만하면 괜찮아.’라는 식의 생각

은 다음번 운동을 하지 않게 한다. 어지간히 운동에 습관을 들인 사람이 아니라면

자발적으로 운동을 하는 일은 드물다. 내가 처음에 그랬다.

여행을 하게 되면 체력이 길러질 것 같다던지, 일하는 동안 체력이 쌓일 거라는

식의 안일한 생각을 하던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내가 다른 세계에 있고, 돌

아가기 위한 장기 여행을 해야 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되뇌이지 않았더라면 운동

하는 습관이 몸에 배지도 않았을 것이다.

촤악! 차르르….

“어머, 인간이야.”

“괜찮아. 안녕하세요!”

“예.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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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물에서 나온 두 유정족에게 간단히 인사했다. 지구에 있었더라면 당장

주저앉거나 비명을 지르며 도망갔을테지만, 이젠 나도 이 세계에 썩 적응했다. 매

일 옆에서 늑대인간이 설거지를 하고, 거대 딱정벌레가 시키는 심부름을 하고, 물

덩어리 욕실 관리자의 잔소리를 듣다 보면 누구라도 이렇게 되겠지.

아아, 곧 있으면 내가 늘 쉬는 공터로군. 숨이 차지만 그곳까지 멈추는 일 없이

계속 뛰어야지. 거기서 간단하게 몸을 풀고서 다시 숙소로 돌아가자.

대로에서 호숫가 산책로로 접어드는 길 옆에는 쉬어갈 수 있도록 널찍한 공터가

있다. 나무 그루터기들이 많은 풀밭으로 된 그곳은 가끔 주기말에 사람들끼리 소

풍을 가기 때문에 익숙한 자리였다. 물안개가 자욱하지만 호숫가 난간에 이정표

가 걸려진 곳을 어찌 그냥 지나치랴?

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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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이게 무슨 소리지?

나는 저 앞 이정표가 보이는 곳에서 글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갸웃했다. 분명 풀

을 밟는 소리인데… 누가 나처럼 운동하고 있나?

사박! 사사삭! 스스스….

풀 밟는 소리는 더욱 커졌다. 게다가 갑자기 빨라졌다가 느려지기도 하면서 내가

다가갈 수록 더 큰 소리로 들려왔다.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걸 보면 한 자리에서 뭔가를 하고 있다는 뜻인데? 혹시

유정족의 풍류인가? 풀밭 위에서 몸을 움직이면 저런 소리들이 나긴 하지.

그렇지만 나는 곧 안개 사이로 언뜻언뜻 비치는 그림자를 볼 수 있었다. 육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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