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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에 가끔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내가 보는 표본은 언제나 여성성이

깃든 동작들이라서 흉내 내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거기에 남성성을 담고, 조금

더 나아가 내 특유의 감정마저 담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난 예능계열에

는 약한가보다. 뭔가에 감정을 싣는다는 게 그렇게 어려운지 처음 알았으니까.

아, 본격적으로 춤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같군. 사실 식당에서 설거지를 비롯한

잡무 외에 몰입할 거리가 없기 때문에 실상 이건 내 취미나 다름없다. 취미 덕분

에 실생활에 악영향이 좀 있지만, 그래도 하고 나면 가슴이 상쾌해지는 기분이라

계속 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조금이라도 더 잘하게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니, 그런 본격적인 생각도 하는 것이지.

자아, 이제 곧 6번 소산책로가 끝난다. 저 앞의 코너만 돌면 오늘도 어김없이 아

르사하가 멋들어지게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안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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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짙은 편이 아니니 더 확실하게 볼 수 있겠어. 뜻밖의 행운인데?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코너를 돌았을 때 내가 본 것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광경이었다.

“어머, 일찍 오셨네요. 세이르.”

“아… 예에… 대족장님.”

아르사하는 쓰러진 나무에 앉아서 어깨에는 두꺼운 모포 같은 천을 두른 채로 나

에게 인사했다. 그녀의 손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컵이 들려있었고, 그녀

의 앞에는 모닥불 위에 주전자가 얹혀 있었다. 왠지 평소와는 좀 다르네?

“이쪽에 앉아요. 오늘 아침은 왠지 조금 추운 것 같죠? 차 드실래요?”

“아,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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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가 권하는 대로 그녀의 옆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앉았다. 그러고 보니

나무 타는 냄새 외에도 독특한 향이 나고 있었는데, 차 때문이었구나.

아르사하는 근의 발치에 있는 작대기로 주전자를 가져와서는 품안을 뒤적거려 꺼

낸 컵에다 김이 무럭무럭 솟고 있는 진갈색의 액체를 부었다. 조금 끈적거리는 느

낌이 들기도 하는데… 먹는 건가?

“갈엽초 차예요. 이미 탕이 되어버린 것 같지만….”

“감사합니다.”

갈엽초가 원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말 대로 이건 차가 아니라 탕이다. 맛은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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