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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사하가 타고 있는 마차인데, 내부 시설이 꽤나 잘 되어있다고 한다. 대족장의

마차인데, 얼마나 신경을 썼을지는 안 봐도 뻔 한 일이지.

내가 타고 있는 마차의 마부는 지난번에 즉석에서 꽃다발을 만들어준 그 센스 있

는 심부름꾼이다. 이름은 ‘타쿠아 하나라’라고 하는데, 서글서글하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다.

“저기, 세이르. 곧 끝나는 거니?”

“윌터가 생각을 짧게 한다면 그럴 거예요.”

“크르르… 언제든지 끝낼 수 있단 말이냐?”

“물론이지.”

윌터는 이를 드러내며 털을 세웠고, 나는 씨익 웃으면서 마주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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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차에 타고 있는 사람은 나와 윌터와 타쿠아를 제외하고서 세 명이 더 있다.

신력강림무의 시연에서 아르사하의 주위에서 춤을 춘 사람들이다.

대족장의 수행원이기도 하면서 그녀에게서 신력강림무를 정식으로 배우는 사람들

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이는 하나 같이 나보다 5살 이상이라서 그들은 날 동생처

럼 여기고 있고, 나는 그들은 편한 형이나 누나처럼 대하고 있다.

어쨌든 앞으로 오래 여행할 사이인데, 깊은 친분은 아니더라도 서로 적이 되지는

말아야지. 그들도 그걸 알고 있는지 일단은 좋은 출발을 할 수가 있었다.

지금은 그들이 이렇게 내가 탄 마차에 교대로 탑승하면서 체스를 배우는 중이다.

마차를 타고 있을 동안은 그다지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체스 교육의 열기는 금세

퍼져나갔다. 어느 정도냐면, 손재주 있는 사람들이 체스판과 말을 직접 만들고 있

는 실정이다.

처음 이틀 정도 가졌던 여행의 긴장감은 이미 풀어진지 오래다. 지금은 그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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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각 변하는 풍경과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낼 뿐. 가끔 이렇게 체스 대전을

벌이는 것이 유일한 여흥이랄까.

아르사하와는 마차가 멈추고 휴식을 취할 때 외에는 본적이 없다. 그녀는 언제나

그녀의 마차 안으로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다. 간혹 얼굴을 내비칠 때면 이 일행

모두의 경외를 받으며 해야 할 일만 하고서는 들어간다.

내가 그녀에게서 신력강림무를 배우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있었다.(윌터는

그것 여태까지 숨기고 있었냐고 말하면서 헤드 락을 걸어왔다.) 아르사하가 장로

회의 결정에 얼마나 진절머리를 내는지 이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대족장이라고 해도 18세의 소녀이고, 스트레스를 풀 필요가 있다는 걸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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