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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당신이 신력강림무를 배우는지,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대족장님
은 당신에게 시간을 뺏겨 저에게 춤을 가르쳐주시지 않았습니다. 당신만… 당신
만 없었더라면 완성된 춤을 배우는 영광이 제게 허락되었을 텐데….”
아란은 말끝을 흐리며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역시나 단풍나무씨의 말이 맞는 것 같군.
아란은 내가 아르사하에게서 신력강림무를 배운다는 사실이 못마땅했던 것이다.
게다가 이야기를 잘 들어보면, 내가 없었더라면 아르사하는 아란에게 춤을 가르
쳤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가르치기 위해서 아란을 돌보지 못한 것이다.
여행을 시작하면서도, 아르사하가 가르치는 대상은 나였다. 스스럼없이 대족장을
대하고, 그녀에게서 직접 가르침을 받는다는 위치 때문에 날 죽이려고 했던 것이
었다.
일행 중에는 아르사하 말고도 신력강림무를 출 줄 아는 사람이 여덟 명은 더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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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 그들의 춤은 완전하게 복원된 춤이 아니다.
오로지 단 한명, 아르사하만이 완성된 신력강림무를 출 수 있는 사람이고, 그녀
에게서 배운다는 것은 그 완성된 신력강림무를 배운다는 소리이다.
질투일까, 아집일까?
그것이 사람을 죽일 정도로 대단한 춤이라는 것이 선뜻 믿어지지 않았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에슬란딜 유색인종의 자부심이면서, 성인식을 막 치룬 소녀를 대
족장의 지위에 오르게 할 수 있을 정도의 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신력강림무의 복원을 위해 노력해 왔
을 것이고, 까마득한 세월 이전부터 전해져 내려왔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납
득할 수 있지만, 마음은 납득할 수 없었다.
그깟 춤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춤이라고?
도저히 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었지만,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
두 고개를 끄덕이거나 무표정으로 있었다. 적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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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아니었다.
나는 작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것이 날 죽일 만큼 큰 이유였던 것이로군.”
“…당신의 그 점이 싫었습니다. 당신은 자신이 얼마나 부러운 상황에 놓여있는지
도 모르니까요. 신력강림무가… 대수롭지 않은 체조 취급을 당하는 건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턱을 긁으며 잠시 생각을 해보았다. 굳이 반박하고 싶어지지 않는 말이다.
왜냐면, 나는 애초에 그런 목적으로 신력강림무를 배우기로 한 것이니까.
일단 나는 그 점을 확실하게 해두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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