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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니아런력 1062년 울부짖는 흑룡의 달 1주기 하루.

1062년의 마지막 달의 첫 번째 달이며, 그와 동시에 지구에서는 대략 새해가 밝

았을 시점이다.

한 달이 30일이기 때문에 시간 차이가 좀 나겠지만, 아무튼 지구에서는 새해가

밝았다고 좋아하고 있을 것이다. 이미 수능시험은 물 건너갔고, 기말고사도 끝나

대입을 준비하는 시즌임과 동시에, 고등학교 마지막 방학일 것이다.

평범하게 지구에 있었더라면 나도 그런 평범한 사람들 속에 속해서 어설픈 점수

로 대학을 지원하든지, 아니면 재수를 노리든지 하고 있었겠지만, 니아런이라는

세계로 떨어져서는 생각도 못한 여행을 하는 중이다.

지금까지는 여행이 바쁘고 이것저것 생각할 거리가 많아서 그다지 날짜계산을 하

진 않았지만, 오늘 근처로 해서 지구에선 새해가 밝는다는 생각을 하면 우울해지

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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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라진 것이 8월. 지금은 13월. 개월 수로만 따지면 6개월이다. 실질적으로

는 5개월이고.

가족들은…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여행 나갔다던 장남이 행방불명이 되어있으

니 얼마나 걱정이 많을까? 지희나 지선이… 그 계집애들 얼굴이 아른거린다. 너무

나 보고 싶다.

어딘가에서 주워듣기로는 여행 갔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애인이지만,

제일 오래도록 생각하는 사람은 가족이라는 말이 있다. 그 말이 딱 나를 지목해서

한 말일 것도 같다. 가족의 생각은 어떻게 해도 잊어질 수 없는 것이다.

“뭐가 그리 우울하냐?”

“…집 떠난 사람이 생각할만한 거.”

“쳇. 살라인은 지금쯤 뭣하고 있을지 모르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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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처럼 네 생각 하고 있겠지.”

숫돌로 단검의 날을 갈면서 윌터가 던지는 말에 최대한 주의하며 대답해 주었다.

지금부터 민감해지기 시작해 이달 중순쯤 들어가면 그것이 최고조로 달한다고 하

니 아직은 괜찮은 것 같다.

쇠사슬 억압구는 양 팔목과 양 발목과 목에 채워진 고리로 연결되어 있어서 일정

거리 이상 몸을 펴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있기만 한다면 그리 큰 불

편함은 없어 보인다. 쇠사슬의 무게 때문에 불편한 점을 감수한다면.

쇠사슬에 묶여있다는 점 때문인지 윌터의 모습은 많이 의기소침한 것 같았다. 다

른 마차에 있는 다른 요수족들도 그와 다를 것 없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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