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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청취라든가 그런 걸 하고 싶지만, 일단 잠부터 자련다.
난 그대로 졸도하듯 잠들었다.
내가 깨어난 것은 점심때였다.
윌터는 내 앞에 접시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좀 일찍 일어나지 그랬어.
“어…, 미안.”
어쩐지 이건 데자뷰같은 상황이다.
이미 점심식사가 끝난 모양인지 윌터의 입가 근처엔 빵부스러기들이 남아있었다.
내 앞에 내려진 접시에 있는 빵과 과일을 먹으며 새삼 이곳의 인심이 야박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옛 말에 나간 사람 몫은 있어도 자는 사람 몫은 없다고 했는데, 용케 자는 사람
몫을 챙겨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아침도 거른 채로 잠을 자서 그런지 꽤나 허기져있던 나는 아귀가 두려워할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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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빵과 과일, 고깃덩어리를 먹어치웠다. 그렇게 먹고 있던 도중, 윌터가 턱을 긁
적거리며 말했다.
“쩝. 나한테 뭐 물어볼 거 있지?”
“먹는 도중에는 없을 거야. 먹고 난 다음에는 생기겠지만.”
“…맛있는 식사 돼라.”
윌터는 팔짱을 끼며 내가 식사를 마치길 기다렸다.
윌터의 이야기도 듣고 싶었던 데다가 허기까지 져있던 나는 전광석화와 같은 속
도로 음식을 먹어치웠고, 곧 접시를 핥게 되었다. 약간 모자란 느낌이다.
음… 나무로 만들어진 접시니까, 식물성이니 그럭저럭 먹을 수 있지 않을까?
“그냥 접시를 먹어라. 먹어.”
“으래오까?(그래볼까?)”
나는 접시를 물고는 익살스럽게 말했고, 윌터는 피식 웃었다.
대화를 시작하기에 앞서 적당한 긴장감 해소는 언제라도 필요한 것이다. 나도 윌
터와 같이 피식 웃으며 접시를 내려놓고는 입가를 닦았다. 이제 이야기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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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자, 이제 궁금증이 생겼어.”
“물어봐.”
“어제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내가 묻고 싶다. 그 검보라색 빛 하며, 이상한 소리…. 귀가 터지는 줄 알았어.
그 와중에도 한 가지 알 수 있었던 건, ‘이리로 오라’는 목소리였지. 머리를 쿵
쿵 울리는 게, 심해졌으면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고.”
오라고?
윌터는 팔짱을 낀 채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자면서도 계속 그러더라고. 계속해서 날 부르고 있었어. 이유는 모르지만, 아무
튼 내가 가야할 것만 같다는 느낌이 강력하게 들었어.”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오라고?”
“밑도 끝도 없이 이리로 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었어. 지금은 들리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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