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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옷은 이상한 옷으로 갈아입혀져 있었다. 하얀색으로 길게 늘어진 펑퍼짐한 옷

이었다.

이건 마치… 중세의 수도사들이 입던 그런 옷 같은데? 로브(Robe)라고 했었나?

중요한 것은 내가 왜 이런 옷으로 갈아입혀져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공간에 있는

건가 하는 거였다.

신종 인신매매? 아니면 외계인의 습격?

내가 체험했던 일을 생각하자면 후자의 가능성이 높았다. UFO가 나를 납치해온

것이고, 여긴 그 UFO 내지는 그들의 행성에 있는 방이다.

잠깐! 이건 말이 안 되잖아! 애당초 그런 게 존재하기나 해?! 물론 광활한 우주

어딘가에 문명이 없다고는 생각할 수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멋대로 사

람을 잡아올 이유가 없다고!

그러면 여긴 어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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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누, 누구 없어요?! 누가, 누가 좀! 아무나! 나, 난…!”

말이 나오질 않았다. 이 상황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하는가? 살려달라고 할까? 목

숨의 위협이 없는데? 도와달라고 해? 무엇을 어떻게 도와달라고 하란 말인가?! 아

무나, 아무나 나와서 이 상황에 대해 설명 좀 해줘!

미친 듯이 주변을 둘러보던 나에게 익숙한 것이 눈에 들어왔다. 네모난 나무판에

손잡이가 달린 저것은… 문?

나는 대번에 침대를 박차고 나와 문으로 달려갔다. 그리고서는 손잡이를 잡고는

이도저도 볼 것 없이 잡아당겼다.

“제발 열려 있어라!”

나의 바람은 현실이 되었다. 문은 아주 쉽게 안쪽으로 열렸고, 나는 더욱 더 알

수 없는 광경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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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원형의 공간이었다.

못해도 30미의 지름은 가졌을 법한 공간에서 테두리 2미터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

이 1미터 정도 위로 직각으로 치솟아 있었다. 치솟은 공간 테두리는 둥근 기둥이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서서 천장을 받치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는 네모반듯한 돌

상자 같은 것이 놓여있었다.

높이가 15미터는 되어 보이는 돔형의 천장의 중앙에서는 둥근 빛덩어리가 하얀

빛을 흩뿌리고 있었다. 내가 본 유리 기둥 사이를 스쳐지나가는 빛들의 고조할아

버지뻘 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모든 광경은 나에게 평안을 가져오기는커녕 그 어떤 위안거리도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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