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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가스는 나의 어깨를 툭 건드렸고, 나는 허망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수레를

밀면서 왔던 길을 되짚어가며, 나는 내 눈에 들어오는 모든 짐을 뒤덮은 천이 저

런 식으로 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짐을 쌓고, 천을 던지면, 천이 화라락! 펴지면서 짐을 덮는다. 사람이 짐에 올라

갈 필요도 없다. 걷을 때 조심스럽게 걷기만 하면 씌우는 것은 문제도 되지 않는

다. 게다가 이건 모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바보 취급당할 수 있는 상식적인 모습

이다.

고작 3개월만으로 세계의 모든 부분을 알 수는 없는 일이다. 내가 살던 지구의

모습도 제대로 모르는 면이 많으니까. 나는 새삼스럽게 내가 알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계에 대한 괴리감을 느꼈다.

정말이지, 이럴 때마다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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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물건들을 찾을 수 있었다. 적어도 이들은 내 물건에 어떤 위해를 가하

지는 않은 모양이었기에 나는 다소 안심할 수 있었다. 그리고서 나는 그들에게 몇

가지 실험 비스무레한 일을 당했다. 본격적인 조사에 앞선 기본조사라고 생각되는

그 일련의 일 끝에 나는 벤타일리칸과 찻잔을 마주하고 앉을 수 있었다.

“자아… 일단 여러 판정을 해 볼 때, 자네는 확실한 이계인일세.”

벤타일리칸은 새삼스러운 사실을 거창하게 확인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말에 대

해서 뭔가 말해주려고 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길, 나이 든 사람의 말은 언제나 긴 주석이 달려있는 법이라

고 했다. 늙은 사람들은 지혜 보따리를 풀어헤치기에 앞서, 그것을 정리한 말부터

꺼내놓는 습관이 있다고 하셨지. 나는 일단 내 앞의 찻잔을 들어 올리며 벤타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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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의 말을 기다렸다.

“자네도 받아들이기 시작했을 사실을 이제야 말하는 것은, 자네가 마법의 대상물

이 될 수 없기 때문이야.”

“…전 마법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렇겠지. 설명하자면 기네만, 간단하게 말해 하나의 개체에 적용하는 마법과

불특정다수의 개체가 존재하는 공간에 거는 마법이 있네. 대상형과 범위형이라고

부르지. 자네에겐 그 대상형 마법이 통하지 않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왼손 검지 끝을 감싼 반창고를 보면 확실하게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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