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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그것도 자신 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뜨거운 물이 필

요한 때였다.

눈이 끓을 때 쯤, 눈 속에 묻혀서 딱딱하게 얼어있던 괴수의 고기를 넣어 삶기

시작했다. 약한 불로 서서히 삶으면 고기의 엑기스가 잘 녹아나올 것이다.

그렇게 물을 끓이는 것으로 내부 온도도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을 때 쯤, 나는

눈을 파기 시작했다.

산소. 산소의 확보가 중요하다.

대체 동굴의 어느 깊이까지 눈이 파고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뚫어서 환기구

를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나갈 통로도 만들 수 있겠지.

배낭에서 꺼낸 야삽으로 눈을 파내고 옆으로 밀어 붙이면서 다지는 식으로 굴을

파기 시작했다.

눈은 워낙에 잘 파내지는 물질이다. 그러나 눈이 내뿜는 한기는 노출되어 있는

얼굴 전체에 와 닿았고, 옷 속에까지 스며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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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때때로 몸을 끄집어내서는 부들부들 떨어야 했지만, 죽은 듯이 누워있는 아

르사하를 보고는 다시 작업에 달려들었다. 그녀는 살아 있는 상태였으나 한 시가

위급한 상태였다.

내가 한 응급처치가 과연 올바른 것인지, 그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다. 단지 그것

으로 그녀가 살아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렇게 난 얼마나 될지 모르는 시간 동안 눈을 파고 들어갔다. 땀이 흘러 얼어붙

고 새로 흐른 땀이 얼어붙은 땀을 녹일 때쯤 되어서야, 나는 바깥의 차가운 공기

를 만날 수 있었다.

이미 때는 깊은 밤 같았다. 별이 총총히 떠오른 밤하늘은 이미 시간이 꽤나 지났

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넌 이미 늦었어.’

왠지 밤하늘이 그렇게 말하는 것 같아서, 눈을 파낼 겸 야삽을 휘둘러 밤하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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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해 눈을 던졌다.

“난 아직 늦지 않았어.”

밤하늘을 향해 퉁명스럽게 말한 뒤, 천천히 뒤쪽으로 몸을 빼내었다. 나를 따라

들어오는 것 같은 바람은 신선한 공기를 싣고 있었다. 추워도, 오히려 그것이 안

심하게 해주고 있었다.

신선한 산소가 있으니 버너의 불이 더 잘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 불의 기세를

빌어 한창 끓고 있는 고깃국에 눈을 한 덩어리 더 집어넣은 다음 소금과 후추를

쳤다.

아르사하는 그때까지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지만, 파리했던 안색이 원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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