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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조절, 움직이는 박자 등은 무술과도 닮아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녀가

속한 부족인 붉은 바람 부족이 사용하는 무기 전부를 달인의 경지까지 익혔다.

소검과 채찍, 활과 기마술이 그것이다.

그녀가 채찍을 다루는 솜씨는 괴수를 잡을 때 봐서 알고 있다. 괴수를 접근도 시

키지 않으면서 채찍에 매단 단검으로 치명상을 입히며 순식간에 죽인 그 실력 하

나만으로 나보다 강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애초에 아란이 아르사하에 대해서 열심히 이야기 하는 걸 들었을 때 그럴 것이라

고 막연하게 생각 했었지만, 그녀는 정말로 강했다.

따라서 지금 그녀가 내 앞에서 길을 트고 있는 것도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닌

당연하게 여겨야 할 일이다. 산세를 읽을 줄도 모르고, 체력이나 여러 면에서 약

한 나는 그녀의 뒤를 따라가며 최대한 짐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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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나 자신에게 이야기 하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좀 쪽팔린 건 사

실이지.

니아런에서는 힘든 일이 있을 때 강자와 약자로 사람을 구분하지, 성별로 구분하

는 일은 어지간해서 없다. 강한 남자나 강한 여자 등의 성별 수식어도 필요 없다.

강한 사람 누구, 더 강한 사람 누구라는 식으로 능력별로 기준을 세운다.

이런 거야 니아런의 사상이지, 나의 사상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강하던 약하던

남자는 남자, 여자는 여자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이 상황을 불

편해 하는 거라고.

배부른 생각으로 보일 거라는 것도 알고, 남녀차별적인 생각으로 보일 거라는 것

도 잘 알고 있지만, 솔직히 좀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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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아아아!

바람은 때때로 세차게 불었다. 팔로 눈앞을 가리고 실눈을 뜨고 가야 할 정도로

바람과 눈은 세차게 몰아치며 나를 날려버리겠다는 듯이 덮쳐왔다. 눈이 거의 수

평으로 지나가고 있었으니, 어지간히 강한 바람이다.

몇 걸음을 앞으로 나아가던 나는 순간 가슴에 닿는 느낌에 깜짝 놀랐다. 아르사

하가 메고 있는 고기 보따리였다. 그녀는 얼굴을 가린 채 그 자리에 서서 바람을

견디는 중이었다.

“아르사하? 괜찮습니까?”

“예, 괜찮…!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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